[현장] 방위비 분담금 3차 협상 앞둔 18일, 협상장 주변 항의행동 이어져

18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3차 협상을 앞두고 이날 오전 협상이 열리는 한국국방연구원 앞이 미국을 규탄하는 시민들로 둘러싸였다.

부산, 울산, 경남,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은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을 향해 “단 한 푼도 더 못 준다. 돈 없으면 집에 가라”라고 외쳤다.

한국협상단이 이날 9시 협상장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새벽부터 서울로 올라온 참가자들은 8시부터 국방연구원 앞 곳곳에서 항의 행동을 벌였다.

“이 땅의 주인은 우리”, “동맹이냐 날강도냐”, “혈세 강탈 미국반대”, “굴욕협상 중단”, “갑질동맹, 전쟁동맹, 한미동맹 파기” 등이 적힌 규탄 현수막과 팻말 행렬은 국방연구원 정문을 중심으로 양쪽 2백여 미터 가량 이어졌다.

 

4백여 명의 참가자들이 한미 협상단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자 경찰은 버스 100여 대 등 공권력을 동원해 이들 목소리를 차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오전 9시가 넘은 시각, 참가자들은 국방연구원 정문 앞에서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미국의 탐욕이 도를 넘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미국의 무례함’을 규탄했다.

박 공동대표는 “한일 간의 문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두고 일방적으로 아베 편을 들며 한국에 연장을 강압”하고 있다고 지적한데 이어 “미국이 방위비 분담 6배 인상을 요구하며 주권국가를 모독하고 국민을 모독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본보기 삼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려 하는게 미국의 의도”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촛불혁명을 만든 한국민이 이를 용납하고 한국이 시범케이스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힘줘 말하곤 “미국에게 지금까지 사용한 주둔비를 받아내자”고 외쳤다.

▲ 방위비 분담금 인상 강요 미국 규탄 발언하는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6조의 방위비 분담금이 필요한 이유를 한미 협상단 누구도 밝히고 있지 않다”면서 “주한미군 주둔비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 인도태평양전략수행 비용까지 우리에게 청구하는 날강도 (한미)동맹은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방위비 분담금 잔액에 대해 꼬집었다. 오 위원장은 “방위비분담금 잔액 5천억을 미국은 다 쓰지도 않고 쌓아놨다. 2017년, 2018년 잔액 1조 원이 확인됐고, 이 돈으로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면서 “더 올려줄 이유 없으니 돈 없으면 집에 가라”고 촉구했다.

허영구 평등노동자회 대표는 방위비 분담금으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을 이야기했다. 허 대표는 “3조 5천억이면 6백만 명의 최저임금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해줄 수 있는 돈이다. 미국이 그 두배에 달하는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폐기 처분하는 무기를 사들이는 돈도 1년에 3조 5천억이 든다. 합치면 12조원이다. 미국이 우리나라 1%의 성장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알리며 “미국으로부터 고통받는 전세계 민중들이 미국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미경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활동가는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금의 협상내용은 협상 틀 밖에 있다. 6조에 포함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이라며 한국협상단을 향해 “협상을 중단하고 협상장에서 박차고 나오라”고 호통쳤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참가자들을 비롯해 강원·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상경한 참가자들을 대표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재희 민중당 경기도당 자주통일위원장은 “아직도 경기도엔 미군기지가 남아있다”면서 “주한미군이 이 땅에 들어온 후 70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고통받고 어려웠는지 지금 이때에 총결산해야 한다”면서 “이젠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올라온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외세의 침략에 대응해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기 위해 싸워온 민중들의 항쟁을 미국만 모른다”면서 “미국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미국에게 지켜달라고 하지 않았고, 더 이상 미국에게 줄 돈도 없다”고 외치며 “국민혈세 뺏지 말고 돈 없으면 집에 가라”고 재차 요구했다.

▲ 아침 일찍 상경한 지역 참가자들을 대표해 발언하고 있는 대표들

김인애 민중당 부산시당 부위원장은 “부산 감만동에 미군 세균무기 실험실이 있다. 미군은 그 이유가 한국인이 ‘친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린 절대 친절하지 않다. 그들에게 친절할 생각이 없다”면서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날강도 미국이 나가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오전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과 민중당도 기자회견을 열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 철회와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항의행동 참가자들은 미국협상단이 협상장으로 들어오는 12시경 더 큰 목소리로 항의행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회견 하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 민중당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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